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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양병원 신규간호사
    일상 2020. 7. 26. 14:30

    국가고시 합격글을 올리고 나서 6개월만에 글을 쓴다.

    그 글을 쓸 때까지도 내가 지금 요양병원에서 근무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겠지...

    나는 간호사와 맞지 않다는 것을 대학교 다닐때부터 느꼈고 실습하면서 더욱 열렬히 깨달았으나 이 길을 포기할 용기가 없었고 포기하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막막 했다. 그렇게 어영부영 졸업을 하고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여 집 가까운 종합병원 GY병동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하는 일은 입원환자를 받기, 수술전 준비 하기, 수술하고 나온 환자 수술 후 간호하기, 퇴원 환자 퇴원교육하기,  IV restart하기, po약 준비하기, routine injec 챙기기 등 단순 반복업무를 했다. 일은 어려운 편이 아니었지만 일하는 속도가 느렸고 실수가 잦았던 나는 매번 혼났고 그게 반복되니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해졌다. 

    1년은 버텨볼까도 생각했지만 1년 후에 지금 하는 일이 익숙해질 지는 몰라도 내가 행복하지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퇴사를 했고 한 달 정도를 쉬다가 현재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요양병원은 확실히 실수에 관대하고 정신없이 바쁘지는 않다. 일이 바빠도 밥 먹을 시간은 있다.

    아직 일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 차트보는 것도 미숙하지만 일이 익숙해지면 확실히 몸 편하고 마음도 편할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간호사로서 많은 부분을 내려놓아야 해서 현타가 오기도 한다. 간호사 힘이 너무 없어서 원무과 눈치를 봐야하고 간호지식이 없어서 내 자신한테 현타가 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전 병원을 퇴사한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

    간호사로서 전문직 프라이드를 지키려면 대학병원에서 오래 근무해서 책임간호사나 수선생님까지 버티는 게 경력인정도 되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공기업이나 심평원, 건강보험공단 같은 곳에서는 보통 대학병원 경력이 2~3년정도 있는 게 좋다고 들어서 대학병원에서 경력인정 받을 기간만 채우고 공기업으로 이직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인 것 같다. 간호사가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간호사 현실은 처참하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다가 편해지려고 로컬이나 요양병원에 가면 보통 경력 후려쳐서 연봉을 덜 주려고 하는 게 현실이다. 나 같이 생각안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그렇다. 간호사 외 다른 직종은 연차가 쌓이면 연봉도 오르고 그에 맞는 대우도 받는 반면 간호사는 신규나 10년차나 거의 연봉에 차이가 없다. 

    요양병원에서 그냥 계속 워라벨을 즐기면서 간호사생활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냥 이 직업 자체에 회의감이 들기도 하고 연차가 쌓일수록 별로라는 생각이 들어 다른 길을 준비하려고 한다.

    요양병원이나 로컬병원으로 가려는 신규간호사선생님들도 이 글을 보고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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